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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그로운 봄에 읽는 좋은 책들

2022-04-06 13:42:34

따사로운 해살에 싱그러운 봄기운을 느끼기 좋은 계절이다. 유익하고 재미나고 따끈따끈한 책들을 골라 소개한다.

앤 드루얀의 '코스모스', 칼 세이건과 앤 드루얀이 함께 기획하고 펴낸 이 다큐멘터리와 동명의 책은 40년 넘게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가며 10억 이상의 시청자와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주었을 뿐만 아니라 감정도 충만하게 채워주었고 과학이 력사와 문화 그리고 사회와 깊이 얽혀있음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칼 세이건이 떠난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앤 드루얀은 지금도 '코스모스' 시리즈의 정신을 지켜가며 시청자와 독자들을 140억년의 장구한 시간과 수백억광년의 광막한 공간을 가로지르는 위대한 려행으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

수식과 기호로 가려진 과학의 베일을 살짝 걷어보면 과학은 자연과 인간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흥미진진한 이야기이다. 그안에는 령혼을 뒤흔들고 존재의 의미를 설명해주고 인간 본성과 조건을 성찰케 하는 힘이 담겨있다. 앤 드루얀과 칼 세이건이 만들어온 '코스모스' 시리즈의 일관된 주제는 바로 이것이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과학이 우리가 사는 이 창백한 푸른 점, 즉 지구를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 수 있을지 모든 이들과 이야기하는 것이였다. 과학은 이 창백한 푸른 점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 수 있을가?

앤 드루얀의 섬세한 눈길은 휘황찬란한 과학의 성과에만 머물지 않고 과학사의 잊혀진 영웅들을 찾아간다. 아폴로 계획이 세워지기 50여년 전에 달 탐사 상세계획을 만들어낸 유리 콘드라튜크, 벌들의 언어체계를 분석해 인간이 아닌 지적 생명체와의 첫 만남을 가능케 한 카를 폰 프리슈, 80만명이 굶어 죽어가는 포위된 도시에서 식물의 씨앗을 미래의 생물 다양성 자원으로 지켜낸 니콜라이 바빌로프와 그의 동료들 같은 과학의 순교자들, 천하의 아인슈타인도 풀지 못해 고민했던 문제를 처음 발견해낸 과학자와 학계의 변방에서 그 해법을 찾아낸 젊은 과학도 등의 이야기가 앤 드루얀의 우아한 필치로 되살아난다.

벤 올린의 '이상한 수학책', 2019년 미국 로동통계국이 발표한 2028년까지 가장 유망한 직업 스무가지 목록에 '수학자'와 '통계학자'가 이름을 올려 화제가 됐다. 수학자와 통계학자뿐 아니라 최근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데이터 과학자'와 '개발자' 같은 직군 또는 IT 관련 업계에서 일하려면 수학적 사고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디지털과 인공지능 시대에 수학 지식, 나아가 수학적 사고력은 더 이상 특별하게 똑똑한 천재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점점 복잡해지는 세상의 리면에는 다양한 수학적 사고와 판단이 숨어있고 모두가 그 원리를 리해하고 삶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입시 목적의 문제 풀이 위주 교육 후유증을 앓고 있는 '수학포기자' 신세에서 벗어나 세상의 본질을 분석하고 리해하는 수학의 세계와 친해지는 것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책에서 벤 올린은 바로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진정한 수학의 모습을 보여준다. 수학의 수많은 용도와 이상한 기호, 그리고 일반적으로 리해하기 힘든 수학 연구의 특징인 정신없는 론리적 도약과 신념 등을 말이다. 2009년에 예일대를 졸업하고(수학과 심리학 복수 전공) 몇년 동안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던 작가는 2013년부터 '이상한 그림으로 보는 수학' 블로그를 통해 대중에게 쉽고 재미 있는 수학을 선보이고 있다. MIT 수학 교수 아버지와 수학자 아내를 둔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수학이라는 과목 자체를 즐겨왔다. 그는 수학이야말로 현실을 살아가는 데 무엇보다 유용하고 실용적인 학문이며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학문이라고 주장한다.

작가는 수학은 만인의 것이여야 한다는 믿음을 토대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알록달록 '이상한 그림'과 유쾌한 롱담을 활용해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쉽게 풀어서 설명한다. 새로운 형태의 틱택토 게임을 통해 수학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여주고 주사위 한쌍을 굴려서 경제 위기를 리해하는 법을 보여준다. 미국 선거인단 제도, 인간 유전학, 통계를 믿지 말아야 하는 리유까지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수학과 멀어진 사람과 수학과 사랑에 빠진 사람 모두에게 인생을 바꿀 단 한 권의 책이 되여줄 것이다.

제니퍼 라이트의 '세계사를 바꾼 전염병 13가지', 력사상 인류가 공포에 떨며 속수무책으로 당해온 전염병 13가지를 해박한 력사 지식을 풀어내며 어떻게 그 전염병들을 극복해왔는지를 살펴본다. 치료법이나 전염병을 퇴치할 백신보다는 끔직한 전염병의 발병과 이로 인해 고통받고 죽어가는 사람들을 묘사하면서 어떻게 위기를 헤쳐 나가고 피해를 최소화했으며 어떻게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로하고 어떤 희생들을 치르며 고귀한 성취를 이루어내여 현재의 문명 세계에 도달하게 되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우리가 직면하는 전염병에 대한 과제는 과거와 동일하다고 보며 이 책에서는 지도자의 리더십, 정부 당국의 대처, 언론의 역할이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승패를 좌우할 만큼 막중하고 개개인의 인식과 행동도 그것들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시민과 학계와 정부가 협력했을 때 최상의 결과가 도출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고대 로마에서 창궐했던 안토니누스역병부터 시작하여 가래톳페스트(흑사병), 두창(천연두), 매독, 결핵, 콜레라, 나병, 장티푸스, 스페인독감, 소아마비, 에이즈 등 익숙한 역병 뿐 아니라 무도광이나 기면성뇌염, 전두엽절제술 등 조금은 낯선 병(혹은 수술 기법)들까지 력사적 맥락 속에서 전염병이 발병했을 당시 상황과 전염병이 창궐했을 때 생긴 일들, 그리고 이를 어떻게 대처하며 극복해냈는가를 소개하고 있다.

/중화독서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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