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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방의 슬픔 - 박만해

2022-04-01 11:57:34

운명의 질곡에 내려 앉아

내불지 못 한채 묵묵히 피고 지는 꽃들에겐

어떠한 속정들로 애타고 있을걸가



혹독한 겨울 휘몰아치는 폭풍 속에

갈매기가 쓸쓸한 낙도를 떠나지 못하는

까닭은 결코 무엇이였을가



나는 왜 모든 유산을 뿌리치고

배낭 하나에 별과 여한과 백의의 혼만 담고

이방이 아닌 이방에서 방랑해야만 했었던가



오늘도 계절을 잃은 텅 빈 창공은

빨간 태양을 등에 메고 스쳐가는 철새 떼의

비명소리로 가득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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