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나무에 피였으니
배꽃인가
복숭아 나무에 피였으니
복사꽃인가
황홀한 2월 청춘 탐내여
서둘러 피는 것은
순간을 살아도 꽃이고 싶어
뭇사람들 시선 강타하는 건가
꽃피면 열매나 맺을 것을
왜 하얗게 질려서 입술 떠는가
뚝뚝 눈물 세수하고
영원으로 가는 2월 눈꽃이여!
사랑을 듣다
산은 메아리 소리를 듣는다
지층을 뚫고 올라오는
울부짖음 같은
풀떡풀떡 뛰는 새싹이 보내는
메아리에
나무가 꽃에게 치근대는 소리
달달하다
바다는 밀물과 썰물이 짝 짓는
소리를 듣는다
기를 쓰고
강물의 물살 거스르는 연어들
철썩대며 돌아오는 소리
정겨웁다
하늘은 해와 달과 별이 쏙닥이는
소리를 듣는다
그것들이 보채는 소리에
달아오른 몸탱이
산은 하늘에게 몸 빼앗기고
하늘은 산에게 마음 빼앗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