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은 미국이 예상한 이른바 'D데이'(공격예정일)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정보기관의 예측을 근거로 러시아가 이날 또는 17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정세는 잠잠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앞서 이날을 '단결의 날'로 정하고 국민들에게 국기를 게양하고 국가를 방송함으로써 날로 심각해지는 혼합 위협에 대응할 능력을 공고히 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 뜻밖에 러시아가 국경에서 군대를 철수하기 시작했다. 스토리가 일부 나라가 생각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은 것이다.
우크라이나인이 수도 키예프 거리를 걷고 있다.
러시아 '철군 영상' 발표
러시아 국방부는 15일 벨라루스와의 합동군사훈련이 단계적으로 완료됨에 따라 러시아 남부, 서부의 일부분 군대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주둔지로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군사훈련에서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아무도 위협하지 않았고 훈련 목적은 외부 침략과 테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였다고 러시아 언론이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군인들이 탱크와 보병 전차, 자주포 등을 철도 플랫폼에 싣는 철군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여주었다. 영상에는 탱크 종대가 행진하는 모습도 담겼다.
푸틴이 일부분 군대를 철거한 것은 미국의 전쟁 루머를 타파하려는 의도라고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연구소 장홍 연구원이 지적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2월 15일은 서방 국가가 전쟁홍보를 했다가 실패한 날로 력사책에 기록할 것"이라며 날카롭게 비웃었다. 서방 언론은 이 날을 러시아의 '침략 날짜'로 정한 바 있다.
크렘린궁 대변인 페스코프 또한 재치있는 유머를 보여주었다. 그는 서방 언론은 러시아의 침입이 16일 새벽 3시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그것을 믿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자명종을 켜고 밤을 새우며 기다리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였다. 그는 러시아의 철군은 매우 좋은 일이지만 미국 측은 그것을 아직 확인하지 않았으며 러시아의 침입은 여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가능한 한 외교채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비록 배후에서 꿈틀거리고 있지만 미국은 시종 유한한 개입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
미국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 페쇄, 무기 공급
10만, 15만, 17.5만... 최근 몇달동안 미국과 나토는 러시아가 국경에 많은 부대를 배치하여 우크라이나를 침략하려 한다고 끊임없이 떠벌리며 자신의 주장을 거듭해왔다.
미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부추긴 것은 처음이 아니다.
미국 측은 우크라이나 공격 사건에 직접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지만 이미 선후로 1000여 톤의 무기와 탄약을 이 나라에 보냈고 정예부대인 82공수사단을 포함한 3000여 명의 병사를 우크라이나와 린접한 폴란드 등 동유럽 지역에 배치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있는 미국 시민들에게 떠날 것을 호소하였다. 미국은 앞장서 우크라이나 주재 대사관을 페쇄하고는 다른 나라들도 그렇게 하기를 바랐다.
일부 국가들은 미국을 따라하기로 선택했다.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반탱크 미사일을 지원하고 캐나다는 소형 특수부대를 파견하였다. 리투아니아도 무기를 지원했지만 기한이 지난 무기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됐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 자하로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15일 우크라이나에 최소 1억 달러의 대출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만약 러시아가 침입한다면 일본은 7개국과 손잡고 대러 제재를 할 것이라고 하였다.
극본이 작성되고 불빛이 밝아지며 관중들이 자리에 앉았다. 그들은 심지어는 제재의 '몽둥이'까지 들고 큰 연극이 시작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주인공은 주저하며 움직이지 않았다.
"우리가 전쟁을 일으키고 싶어할가? 물론 아니다. 우리는 협상 진전을 위해 건의를 했다."
푸틴은 15일 방문온 독일 총리 올라프 쇼츠를 만난 자리에서 다른 나라가 극본을 주도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줄거리를 개작할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밝혔다.
푸틴은 "우리는 계속 공동으로 노력하고 협상할 준비가 되여 있다" 고 덧붙였다.
1월 24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한 녀성이 미국 대사관 앞을 지나고 있다.
유럽의 '불 끄기', 외교적 해결에 진력
아무도 첫 번째 총을 쏘려고 하지 않거나 혹은 아무도 감히 이 총을 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든 유럽이든 외교적 해결을 우선으로 삼았다.
사실 우크라이나에 전쟁의 기미가 보인 것은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 충돌 때부터였다.
현지 우크라이나 정부군과 분리주의 세력 간 무력 다툼을 무마하기 위해 러시아와 유럽의 '두 마차' 인 프랑스, 독일은 '노르망디 포맷' 4자 회담을 열고 분쟁 당사자들의 휴전을 위한 '민스크 협정'을 체결하였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정세의 긴장으로 2022년에 '노르망디 포맷' 대화가 재개되였으나 대화가 성과 없이 끝났으며 유럽은 중재를 계속 포기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
최근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 정요들이 모스크바, 키예프, 파리, 베를린, 바르샤바 등을 오가고 있으며 대서양을 넘나드는 방문과 전화도 끊이지 않고 있다고 BBC가 전했다.
15일 올라브 숄츠 독일 총리는 "일부 부대가 철수하고 있다는 것은 좋은 신호이며 앞으로 더 많은 군대가 철수하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푸틴과 공동으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숄츠는 "우리 독일인, 모든 유럽인들은 러시아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와 함께 안정된 안전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완전히 알고 있다" 고 말했다.
숄츠는 유럽을 대표해 목소리를 냈으며 어떤 립장인지 일목료연하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이 기대할 만한 소식을 내놓았다. 러시아가 앞서 미국과 나토에 제기한 대러 안전보장 제의와 관련해 러시아는 미국과 나토의 회답을 대외적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부끄러울 게 없다."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미국과 나토의 회답을 모두 10페이지로 잘 렬거해놓았으며 푸틴 대통령의 총체적인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미국과 나토가 러시아에 어떻게 회답을 했는지 곧 밝혀지게 될 것이다. 미국, 러시아, 유럽이 공동으로 둔 이 바둑에는 훌륭한 '후수'가 있을 것이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밤마다 위험을 안고 부츠가 언제 땅에 떨어질지 몰라 기다리느라 힘들 것이다.
/중국신문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