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우 오상시조선족실험소학교 3학년
세계 독서의 날을 기념하여 우리 학교에서는 애심도서바자회 행사를 진행하였다.
점심시간에 우리는 자기가 가져온 책에다 값을 매기고 잔디밭에 펼쳐놓았다. 몇몇 녀학생들은 “오고가는 사람들, 스쳐지나지 마세요. 기회는 한번 뿐입니다.”라고 사구려를 불렀고 어떤 학생들은 책을 들고 다니면서 팔았다. 그리고 어떤 학생들은 자기 책은 팔 생각을 안하고 살 책을 고르기에 정신이 없었다. 활동장은 마치 전쟁터 같았다.
나는 워낙 아끼던 책을 가져와서 혹시 누가 밟지나 않을가 걱정이 되여 자리를 한발자국도 떠나지 않았다. 이 때 갑자기 비방울이 떨어지는 것 같았다.
“선생님, 저 반에 갔다오겠습니다.”
“왜?”
“비가 올 것 같아서 우산 가져오려구요.”
선생님이 지나가는 비라 몇방울 떨어지다 말거라고 하였지만 나는 고집쓰고 들어가서 우산을 들고 나왔다. 내 귀중한 책들이 젖으면 안되니깐요.
“건우야, 책을 우산으로 덮어놓고 있으면 어떻게 무슨 책인지 알고 사냐? 책을 흔들면서 사구려를 불러야지.”
지나가던 선생님이 나를 보고 말했다. 나는 그냥 웃기만 하였다. 책을 흔들다가 내 귀중한 책들이 찢어지기라도 하면 안되니까. 그래도 보물을 알아보는 사람들이 있었다. 6학년의 한 형님이 다가와서 우산아래 숨어있는 내 책들을 훑어보더니 한권 사가고 또 한 선생님이 오셔서 세트 채로 사갔다.
내가 아끼는 책을 내놓아야 해서 마음이 아프지만 책을 팔아 번 돈을 학급도서 장만에 쓸 수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안위가 되였다. 내 책을 사간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고 잘 건사해줬으면 좋겠다.
/지도교원 김춘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