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정 연길시조양천진조양소학교 6학년 2반
나는 사계절중 봄이 제일 좋다. 그것은 봄이 우리 큰어머니랑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봄이다.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여니 따스한 바람이 나의 얼굴을 어루만져준다. 그리고 아름다운 봄경치가 눈앞에 펼쳐진다. 아스팔트길 량옆의 살구나무에는 하얀꽃이 활짝 피여 길손들을 즐겁게 한다. 나무밑에는 아기자기한 새싹들이 뾰족뾰족 돋아나 한결 생기를 돋군다.
어느새 한가닥 해살이 나의 방에 살며시 들어앉았다. 나의 큰어머니도 봄처럼 따뜻하고 생기가 넘치고 쾌활한 분이셨다. 번마다 명절 때면 우리 친척들은 큰어머니네 집에 모이군 하였는데 그 때면 큰어머니는 항상 신발을 발에 꿰신으며 급급히 나와서 얼굴에 환한 웃음꽃을 피우며 우리를 맞이하였다. 그리고 유머 넘치는 말로 분위기를 돋구었다. 그러면 친척들의 얼굴에도 봄을 맞아 아름다운 웃음꽃이 활짝 핀다.
봄이 오면 만물이 잠에서 깨여나 기지개를 켠다. 그 때면 봄은 겨우내 품었던 것들을 새록새록 우리들에게 꺼내여 선물해준다. 따스한 해볕도 주고 예쁜 꽃들도 선물해주고 달래며 냉이며 민들레며 기장나물 등 산나물들도 듬뿍듬뿍 내여준다. 큰어머니도 봄처럼 우리한테 베풀기를 조금도 아끼지 않았다. 항상 맛있는 음식들을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리고 손님 대접을 하였고 일일이 선물도 주었다. 그것도 모자라 우리가 돌아올 때면 과일이며 맛있는 음식들을 한가득 챙겨주기에 바빴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 환한 웃음도, 맛나는 반찬들도, 사심없는 사랑도, 그 분의 그림자조차도 보지 못하게 되였다. 몇년전에 간암으로 하늘나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투병기간에도 봄처럼 그렇게 밝고 씩씩하였던 큰어머니였다. 그래서 봄이 오면 유난히 큰어머니가 그리워지는 것 같다.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다. 그런데 큰어머니는 왜 다시 돌아오시지 못하는지 안타까운 마음이다.
오늘도 나는 하얀꽃잎이 날리는 살구나무아래 벤치에 앉아 큰어머니를 그리고 또 그린다. 머리 우의 전선줄에 앉은 제비들이 나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위로하듯 지지배배 지저귄다…
/지도교원 김송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