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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복수초(외 2수)- 김철우

2021-11-20 10:18:20

복수초


하얀눈 즈려 밟고

힘겹게 여기까지 오면서

얼마 울음 울었을가

애처로운 모습이

발걸음 붙들어 매여서

바위로 굳었다

주름진 세월이 비껴간

력력한 자욱마다

흐느낌이 안개처럼 서리였다

작고 여린 웃음이 가엾어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생명의 푸른 령혼 진정 함의

잊지 못해 가다가 돌아서서

두번 다시 돌아본다

매서운 이름을 새기며

복수초.webp.jpg

붉은 단풍

못다한 사랑이 애달퍼서

불길로 타오른다

마음을 빨갛게 물들이며

가위로 한자락 잘라내여

시집에 끼워널가

살아가다 한가로울 때마다

무심히 꺼내보게

슬쓸히 다가오는 인생가을

멀지 않는 그때에

저렇게 유감없이 지펴올라

추억으로 남을가

무거워 주름진 년륜이

세월을 앞서가며

이마에 마음에 서글피

이슬로 맺힌다

지금 나이.webp.jpg

지금 나이

찬바람이 살갗을 쑤시여

마음을 여미며

멀어가는 푸른 하늘 바라본다

날마다 계절조 부산떨며

멀리로 떠난다고

슬픈 마음 저미는 끝자락

지평선 저멀리

색바래는 애처로운 석양이

가슴에 파고든다

산자락 이름모를 풀대들

저절로 허리 꺾어

소리없이 느낌표로 굳는다

막차의 구슬픈 기적소리

귀청을 때리는데

말없이 차표를 꺼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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