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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 까치- 박봉화

2021-11-20 10:18:20

고향에선 어르신들이 까마귀를 보면 나쁜 일이 생기고 까치를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하셨다.

어린시절의 고향은 공기가 맑고 물도 깨끗했다. 봄이면 산에 들에 나물이며 꽃들이 만발하고 여름이면 강가에 물고기가 수도 없이 많았다. 가을이면 황금물결같은 논밭, 겨울에는 밤하늘에 반짝반짝 별들이 총총히 많았다. 사계절이 분명하고 계절과 상관없이 창공에는 여러가지 새들이 많았다. 까치는 보기 드물었고 까마귀는 특히 자주 보였던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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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친구들 가운데 등교길에 까마귀가 울면 어른들이 시킨대로 침을 세번 뱉는 애들도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학교가면 행여나 선생님의 비평을 받을 일이라도 생길라 두귀를 막고 부랴부랴 무작정 앞으로 달렸다. 까마귀는 부정적이고 까치는 긍정적이라는 신호가 어린 시절부터 내 대뇌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하긴 까치는 까마귀보다 깃털도 이쁘지만 울음소리까지 듣기 좋으니까.

어느덧 나는 대학을 나와 취직을 하였다. 내가 취직한 도시는 해변도시 대련이였다. 졸업하는 해에 부모님을 따라 우연히 대련에 왔는데 아침에는 창가에서, 낮에는 길옆 잔디밭에서 까치가 자주 보였다. 그래서 나는 단호히 이 도시에 남으면 좋은 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뒤로 첫 직장에서 만난 직장 친구에게 언젠가 어린시절 까치에 대한 인상을 이야기했다. 나보다 후배인 친구는 일년 뒤에 일본으로 류학을 갔고 어느 한번 이메일을 보내왔는데 까마귀 이야기를 했다.“언니, 일본에 오니 까마귀도 얼마나 크고 많은지…” 그런데 까마귀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들도 까마귀를 고의로 피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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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류수와 같이 흘러 나는 현재 마흔을 넘었다. 졸업하여 이십년만인 재작년에 고향에 갔다. 헌데 일주일동안 까마귀 한마리 보지 못했다. 생태환경이 많이 달라졌으니 까마귀가 오히려 희귀동물이 되여버렸던 것이다. 세상에는 소중하지 않았던 것이 소중해 질 때가 있는 것이다.

출근길에 까치를 보면 저도 모르게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기분이 둥둥 뜨고 또 무슨 좋은 일이 생길가 기대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암튼 저도 몰래 좋았다. 워낙 하는 일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보니 정말 다 엎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힘들 때가 수도 없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속으로 항상“반드시 잘 될거야”라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머리 속에 넣었다. 행여 누군가 부정적으로 말하면 싫어 외면해버린다.

세상 일은 내 맘 먹기 달렸고 내 생각대로 움직이기 마련이다. 우리는 언제나 마음 속에 태양이 있고 그 태양이 우리 주위의 에너지를 만든다. 오늘도 모든 것이 잘 될거라는 까마귀와 까치의 신호가 아닌 내 맘속의 까치같은 긍정적인 신호로 앞만 보고 열심히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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