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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사랑의 몸짓 (외 7수)- 김경희

2021-11-20 10:18:20

사랑의 몸짓


단단히 닫혀있는

꽃의 빗장 벗기려고

안채에 손을 넣는

꽃나비의 무모한 짓

뉘라서

말릴 것이요

사랑의 몸짓인 걸

사랑의 몸짓.webp.jpg

단추

암단추 채워가는

수단추의 가슴에는

둘이서 엮은 손길

일매지게 진주 걸어

서로가

짝궁임에는

뚝 소리만 들리랴


세속의 희롱

가자니 막아서는

첩첩 돌담 만리장성

멈추니 바람손이

등을 밀어 꼭두각시

막으며

등 떠미는 일

세속의 희롱이여

640.webp.jpg

풀잎에 앉는 이슬

풀이 좋아 앉는다면

꽃잎을 찾는 나빈

꽃이 좋아 찾는거라

들고서

다니는 자리

서로에게 둥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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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화

봉긋이 보듬어진

수줍은 얼굴인데

귀가에 속삭이는

바람의 첫 고백에

가슴이

자지러질 듯해

씨앗 털어 달래나


그네

상현달 떠오르면

님 보이는 이 마음

하현달 떠오르면

님 그리운 이 마음

설레는

마음 그네에

초조함이 서린다

640.webp (2).jpg

접시꽃

어떻게 키우려고

줄줄이 업고 안고

맏이에 막내까지

한품에 품었구나

내 새끼

내가 챙기려고

햇빛 달빛 반기네


장미의 사랑

진붉게 타오르는

속정을 보았느냐

한몸을 지키고자

가시를 돋쳤다만

사랑이

파도칠 때면

물이 되는 녀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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