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몸짓
단단히 닫혀있는
꽃의 빗장 벗기려고
안채에 손을 넣는
꽃나비의 무모한 짓
뉘라서
말릴 것이요
사랑의 몸짓인 걸
단추
암단추 채워가는
수단추의 가슴에는
둘이서 엮은 손길
일매지게 진주 걸어
서로가
짝궁임에는
뚝 소리만 들리랴
세속의 희롱
가자니 막아서는
첩첩 돌담 만리장성
멈추니 바람손이
등을 밀어 꼭두각시
막으며
등 떠미는 일
세속의 희롱이여
정
풀잎에 앉는 이슬
풀이 좋아 앉는다면
꽃잎을 찾는 나빈
꽃이 좋아 찾는거라
들고서
다니는 자리
서로에게 둥지네
봉선화
봉긋이 보듬어진
수줍은 얼굴인데
귀가에 속삭이는
바람의 첫 고백에
가슴이
자지러질 듯해
씨앗 털어 달래나
그네
상현달 떠오르면
님 보이는 이 마음
하현달 떠오르면
님 그리운 이 마음
설레는
마음 그네에
초조함이 서린다
접시꽃
어떻게 키우려고
줄줄이 업고 안고
맏이에 막내까지
한품에 품었구나
내 새끼
내가 챙기려고
햇빛 달빛 반기네
장미의 사랑
진붉게 타오르는
속정을 보았느냐
한몸을 지키고자
가시를 돋쳤다만
사랑이
파도칠 때면
물이 되는 녀인아